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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코워킹스페이스로 2차 전직한 이유 - (2)
essay By 오지은 May 9, 2017

“2차 전직이란 게임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바꾸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일정 레벨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직 후 스킬이나 체력, 공격력 등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코워킹스페이스 피치트리 신논현점

[코워킹스페이스 피치트리 신논현점]


 

스타트업 취재 후 자꾸 부장은 “스타트업과 연결해서 뭐 해볼 생각을 해봐라”, “투자 몇 억 받았다는데 어디에 썼는지 알아 와라” 등의 지시를 내렸다. 나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고, 혼이 났으며, 킬(kill)하라는 말을 들었다. 킬한다는 말은 기자들의 은어로, 말 그대로 아이템이나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경우를 말한다. 애당초 내 아이디어도 아니었고 내가 하고 싶지도 않았으며 누구에게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는데, 난 무언가를 죽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투자 받은 스타트업의 자금줄을 파악하고 거기서 언론사가 광고홍보 비용으로 얼마를 떼어 올 수 있는지 살살 구슬리라는 말이었다. 나는 인터뷰 하면서 영감을 받았던 그 좋은 사람들한테 양아치 같은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속담이 이럴 때 쓰이는구나.

 

언론사에서 영상 일을 하며 느낀 것은 ‘나는 결국 글이 쓰고 싶다’는 진실이었다. 덕분에 스트레스성 위염이 도지고 자리에 앉아 숨쉬는 것조차 싫었던 어느 날, 부장한테 그만 두겠다고 우물쭈물 얘기하니 예상 외로 쿨하게 떠나보내주었다. 잡지 않은 게 의외였다. 인턴은 ‘인’간을 ‘턴’다의 줄임말이라더니...

 

 

저 회사 쪽으로는 오줌도 안 싸겠다는 일념으로 나왔다. 모처럼의 휴식을 맞아 여행을 다녀왔고, 갓수(God+백수) 생활을 하던 중 기자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그렇게 1차 이직을 한 곳에서 3년 정도를 보냈다. 금융, IT쪽을 담당했는데 이 경험은 ‘대기업’과 ‘경제’에 무지했던 내 눈을 트이게 해준 귀중한 경험이었다. (좋은 경험과는 다르다, 좋은 경험과는.)

 

하지만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왜그리 어렵던지. 한 번 스타트업에 관심 가지기 시작하니 자꾸 기웃거리게 됐다. IT 중 ‘통신’ 쪽만 담당했지만, 어떻게든 스타트업을 취재하고 싶어서 연결고리를 찾곤 했다. 뻔질나게 판교를 들락거리다가, 출입처 관리를 제대로 안 한다고 혼나기도 했다.

 

 

그래도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던가. 지면은 없고 Only 온라인 신문사라, 특화된 전문성이 누구보다 중요했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국장을 영입하여 이 시대 최고 화두인 취업, 창업 등 ‘Job(일자리)’ 관련으로 편집 방향을 잡기에 이르렀다.

 

그간 쌓아놓은 호기심 덕분일까. 맘껏 나래를 펼치며 스타트업 소식을 접하고, 탐색했다. 물론 그와중에도 금융, IT 분야는 계속 출입해야 해서 많이는 못했지만.

 

그때 ‘코워킹스페이스’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됐다. 최근 ‘핫’하단다. 심지어 대기업인 현대카드도 뛰어들 정도의 시장이면, 그 안목은 당연히 인정이 된다.

 

 

그러다 스타트업 취재원을 만났는데, 하필 그가 일하는 곳이 '코워킹스페이스' 피치트리였다. 공간을 둘러보면서 '나중에 이곳도 취재해볼까~' 싶었는데 취재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이직 생각은 없으신가요?"

 


 

오지은 | 콘텐츠 매니저

ozi0122@peachtre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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