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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를 위한 공간, 선유도 '캠퍼스 D'
review By 오지은 Aug 30, 2017

지난 7월 12일, 라이프 공간플랫폼 '스페이스 클라우드'에서 주최하는 '인디워커스데이'가 첫번째로 열렸다. 피치트리 서울대입구점에서 시작한 덕분에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데, 2회(8/23)가 선유도 '캠퍼스 D'에서 진행된다고 하여 외근 찬스를 얻고 달려갔다. 역시 피치트리는 사랑이다.

 

 

1. 특별한 코워킹 하루 보내기, 인디워커스데이

 

'인디워커스데이(Indie workers day)'는 자기 전문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즐기는 '인디워커스'들이 모여 한 달에 한번 코워킹(coworking)하는 커뮤니티 모임을 말한다. 인디워커스란 말 그대로 자기다움과 전문성을 가지고 살아가며,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일을 하고 라이프스타일을 꾸려나가는 개개인이다.

 

나는 코워킹 스페이스 매니저로서 다른 공간과 다른 사람이 궁금했다. 특히나 디지털 노마드들은 주기적으로 업무 환경을 바꿈으로써 능률을 높인다던데, 나도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두근두근 설렘과 기대를 안고 비내리는 날씨의 선유도를 찾았다.

 

 

이날 스페이스 클라우드 정수현 대표님은 "스클에 등록된 200여개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보며 '이렇게 좋은 곳들을 우리만 알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크리에이터들을 모으고 싶었는데 '프리랜서데이' 이런 네이밍은 너무 진부하지않나요. '인디워커' 개념을 가져와 '인디펜던스데이'를 모방해 '인디워커스데이'를 만들었어요! 오늘 하루 만큼은 특별한 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특별하게 네트워킹 해보자는 취지랍니다 :)"라고 소개했다.

 

정 대표님은 이번이 2번째 행사임에도 새로운 지역, 새로운 경험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코워킹 운영자들이 나서서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연결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네트워킹 시간에는 디자이너, 1인 출판 콘텐츠 크리에이터,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CTO, 또 다른 코워킹 스페이스 매니저 등의 '인디워커스'를 만날 수 있었다.

 

 

2. 선유도 '캠퍼스D'를 파헤쳐보자.

 

선유도 코워킹 스페이스 캠퍼스D는 1970년대부터 사용하던 물류창고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캠퍼스D의 'D'는 크게 Design, Digital(하드웨어 스타트업 지향), Device(메이커 스페이스에 있는 기구들을 통해 발전)의 뜻을 갖고 있다.

캠퍼스D의 모토는 '우리 공간은 우리가 만들어 가자.'

책상부터 가구, 서랍장 등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캠퍼스D의 사무공간을 관리하고 커뮤니티를 담당하는 오피스 매니저 한나라님이 공간 안내를 도왔다. 코워킹 스페이스 매니저로서 공간의 의미와 특성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궁금했다.

 

40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는 벽면을 직접 보면서, 허물지 않고 공간을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는 방식이 고마워졌다. 특이하게도 정사각형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사선이거나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이 매니저로서는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도 전했다. (심지어 2층에는 오각형 구조의 회의실도 있다.) 매니저의 하소연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공간에 상당한 애정이 느껴졌고, 역사를 알고 들으니 이해가 훨씬 잘 됐다.

 

메인홀을 중심으로 왼편은 오픈스페이스, 오른편은 메이커 스페이스로 나뉘어 있다. 

 

공간별로 특색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우선 '아레나(Arena)'는 계단식 강연장이다. 위쪽 '사랑방'은 한옥 모티브로 창호지를 붙였고 회의실 또는 휴식 공간으로 쓴다고 한다. 

 

 

우측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애틱(Attic, 다락방)'이 나온다. 집중실 또는 회의실로 쓸 수 있으며 벽면이 모두 화이트보드로 되어 있어 아이디에이션하기에 좋다.

 

 

2층은 지정석 오피스 전용 공간이고 멤버십 이용자들만 출입 가능하다. 창가 쪽에는 기분전환용으로 바깥을 보며 일할 수 있는 바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현재 기성 가구와 자체 제작 가구가 혼재되어 있지만 점차 자체 제작 가구로 다 변경할 것이라고 한다. 매니저와 디자이너가 함께 '코워킹에 적합한 가구 형태가 무엇일까?고민한 끝에 모든 테이블에 콘센트 자리가 들어가 있다.

 

 

3. 캠퍼스D의 심장, '메이커 스페이스'

 

이곳을 따로 담당하는 메이커 스페이스 매니저 신지연님이 "서울시내에는 여러가지 메이커 스페이스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캠퍼스D의 차별점은 멤버십(유료)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른 공간들보다 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장비관리와 이용을 쾌적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장비들은 목공이 제일 많고 디지털, 아날로그 장비들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세팅돼있습니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디지털 기계는 3D프린터, 레이저커터, 씨엔씨 총 3가지가 있다. 3D프린터의 경우 정부기관 등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캠퍼스D에서는 씨엔씨 대여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멤버십 이용료에 포함된다.

월 멤버십에 가입하면 장비이용 교육을 진행하고, 예약을 통해 최대 하루 4시간씩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씨엔씨는 2.5D 작업 또는 목재를 원하는 도면대로 자를 수 있는 기계다. 이날 목재를 다루는 기계를 처음 보게 되었고,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안쪽 작업실은 MDF, 합판 등을 작업하는 곳으로연기와 톱밥이 날려 따로 마련돼 있다. 오랫동안 작업하신 회원분들이 많이 활용하신다고 한다.

 

 

작품들을 보면 아크릴, 합판을 이용해 아이디어 소품을 만들기도 하고, 폐 LP판을 이용해 시계, 폰케이스도 만드는 모양이다.

 

 

조금 더 안쪽은 위험한 장비들이 많고 먼지도 많이 날려 모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매니저님 말에 따르면 자르고, 깎는 데까지만 가능하다는 점이 이곳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후가공이 돼야 실제 판매가 가능한 제품들이 많아, 작업자들이 직접 이곳에서 샌딩도 하고 패키징도 하며 스스로 업그레이드 시켜나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서울시내에서 목공을 다룰 수 있는 곳이 드물지 않은가.

 

캠퍼스D에서는 워크샵 프로그램을 통해 목공을 처음 접하는 분들과 같이 제작하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으로 올해말부터 내년까지 교육프로그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원데이 클래스, 중급, 고급 제작 클래스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만약 하루만 장비를 이용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일이용은 일단 3개월 이용 후에 원데이권 구매가 가능하다. 장비가 위험하다보니 충분한 숙지 후 스케줄에 따라 하루씩 단기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4. 그래서, 제 소감은요.

 

공간 투어가 끝난 후 프레스로 뱃지만들기 체험을 했다. 왼쪽 가장 마지막에 '오매니저' 하트하트 뱃지를 만들었는데 잘못 그려서 한쪽으로 치우쳤다 ㅠㅠ

특히 캠퍼스D에 아이들이 방문했을 때 이 체험이 인기가 좋다고 한다. 우리 피치트리에서도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피치트리 굿즈 제공이라든지, 독특한 코워킹/피치트리 체험이라든지.

 

[고급진 매니저석] 

 

또, 오피스 매니저님과 메이커 스페이스 매니저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멤버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멤버 잘알 매니저의 전문성은 '한 멤버는 아크릴로 폰 거치대를 만들어서 건대 커먼그라운드에 입점했다', '지금 작업 중인 저 멤버는 목재로 만든 고양이 화장실로 시작해 인스타그램에서 고양이 관련 제품을 팔고 있다' 이런 식으로 드러났다.

'우리 멤버들과 네트워킹하고 싶으면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해준 것이다. 아마 내가 캠퍼스D의 멤버라면 충분히 감동받았을 것이다 :) 매니저로서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코워킹 스페이스 매니저로서 남는 의문점이 한 가지 있다면, 물류창고 분위기를 살린 스팀펑크적 이미지에 동양적인 콘셉트는 왜 추가했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궁금하다. 만약 이날 캠퍼스D의 디자이너가 있었다면 그 분에게 많은 질문을 했을 텐데 아쉽다.

 

코워킹 스페이스 탐방, 그 첫번째 '메이커를 위한 공간 캠퍼스D'는 비슷한 공간,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던 내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단순 사무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장비를 지원해주고, 독특한 개성으로 뭉친 메이커들이 자신의 결과물들로 공간을 꾸미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앞으로도 다양한 코워킹 스페이스와 문화를 경험하고 나누고 싶다. 비록 하루뿐이었지만 새로운 곳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며 끝나갈 즈음엔 '아! 이제부터 더 집중해서 잘 하려고 했는데!'하고 안타까웠다. 물론 피치트리의 편한 분위기가 그립기도 했다.

 

이렇게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면 또 아름답겠다.

 

 

- 끝 -

오지은 | 콘텐츠 매니저

ozi0122@peachtre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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